아로마테라피를 시작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코코넛 오일을 캐리어오일로 접해보셨을 것입니다.
정제와 비정제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얼굴과 바디에 어떤 비율로 희석해야 안전한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25년간 아로마테라피를 생활 속에서 실천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코코넛 오일의 성분부터 실전 블렌딩 비율까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코코넛 오일이란 어떤 오일인가
코코넛 오일은 코코넛 열매의 배유, 즉 코코넛 과육이라 부르는 흰 속살 부분에서 추출한 오일입니다.
크게 버진 코코넛 오일과 정제 코코넛 오일 두 가지로 나뉩니다.
버진 코코넛 오일은 신선한 코코넛 과육을 저온에서 압착하거나 습식 발효 분리 방식으로 얻는 오일로, 코코넛 특유의 고소한 향이 살아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름에는 액체 상태이고 겨울에는 하얗게 굳는 오일이 바로 이 비정제 버진 오일입니다.
반면 정제 코코넛 오일은 건조된 코코넛 과육(코프라)에서 추출한 뒤 정제, 표백, 탈취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향이 거의 없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방산 구성 성분과 항균 특성
코코넛 오일은 에센셜 오일이 아니라 지방(트라이글리세라이드)으로 이루어진 캐리어오일이므로, 성분 분석 방식도 에센셜 오일의 GC-MS와는 달리 지방산 조성 분석(GC-FID) 방식이 사용됩니다.
여러 논문 자료를 종합하면 대략 다음과 같은 구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라우르산(lauric acid, C12:0): 약 45~5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 미리스트산(myristic acid, C14:0): 약 16~21%.
- 팔미트산(palmitic acid, C16:0): 약 7.5~10%.
- 카프릴산(caprylic acid, C8:0)과 카프르산(capric acid, C10:0): 합산 약 10~15% 수준.
- 올레산(oleic acid, C18:1)과 리놀레산(linoleic acid, C18:2) 등 불포화지방산: 합산 10% 미만.
다만 이 수치는 원산지와 추출 방식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전체적으로 포화지방산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구성이며, 이것이 코코넛 오일이 상온에서 쉽게 굳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성분은 라우르산입니다.
탄소 12개짜리 중쇄지방산(MCT)으로, 이 라우르산과 체내 대사물인 모노라우린이 그람양성균이나 일부 진균, 바이러스에 대해 항균 작용을 보인다는 연구가 다수 보고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코코넛 오일이 피부 상재균 관리에 관심 있는 분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피부에 관한 연구 결과들
무작정 좋다고 알려진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실제로 어떤 연구가 진행되었는지 확인하고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14년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시험에서는 경증에서 중등증 아토피 피부염을 가진 소아 환자 117명을 대상으로 버진 코코넛 오일과 미네랄 오일의 효과를 비교하였습니다.
8주 후 SCORAD 지수(아토피 중증도 평가 지표)가 코코넛 오일 그룹에서는 평균 약 68% 감소, 미네랄 오일 그룹에서는 약 38%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코코넛 오일이 황색포도상구균 억제에서 올리브 오일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2018년에는 코코넛 오일이 피부 각질세포(HaCaT 세포)를 이용한 시험관 내(in vitro) 연구에서 피부 장벽 관련 단백질인 필라그린(filaggrin), 인볼루크린(involucrin), 아쿠아포린-3(aquaporin-3)의 발현을 높인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다만 이는 사람의 피부에 직접 적용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세포 실험 단계의 결과라는 점을 감안하여 참고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대부분 소규모이거나 건성 피부, 경증 아토피 관리 목적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모든 피부 트러블에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이런 자료를 참고 자료로 삼되, 실제로 본인 피부에 맞는지는 직접 소량으로 사용해 보면서 판단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정제와 비정제, 저의 선택 기준
저는 마사지용으로는 비정제보다 정제 코코넛 오일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비정제 오일은 영양성분이 더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는 대신, 녹는점이 있어 겨울철에는 하얗게 굳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날그날 에센셜 오일과 바로 희석해서 사용하실 때는 손의 체온으로 금방 녹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문제는 블렌딩 오일을 미리 만들어 용기에 담아두고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저처럼 대용량으로 블렌딩 오일을 만들어두고 사용하는 방식이라면, 겨울마다 오일이 녹기를 기다려야 해서 다소 번거롭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든 바로 꺼내 쓸 수 있는 정제 오일을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가격 면에서도 정제 코코넛 오일이 호호바 오일보다 저렴한 편이라, 넓은 부위에 넉넉하게 바르는 바디 마사지용으로는 코코넛 오일을, 얼굴처럼 소량만 정성껏 바르는 용도로는 상대적으로 값이 나가는 호호바 오일을 나누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영양성분을 온전히 누리고 싶으신 분들은 비정제 버진 오일을 선택하셔도 좋습니다.
저 역시 겨울철 발뒤꿈치처럼 각질이 심한 부위에는 비정제 오일을 따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피부 타입별 사용 가이드
코코넛 오일이 모든 피부에 동일하게 잘 맞는 것은 아니므로, 피부 타입별로 나누어 안내해 드립니다.
건성 피부
코코넛 오일이 비교적 잘 맞는 편입니다.
오일 막이 두껍게 형성되면서 피부 속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폐색 작용이 강해, 팔꿈치나 무릎, 발뒤꿈치처럼 각질이 심하고 잘 트는 부위에 사용하기 좋습니다.
지성 피부나 여드름성 피부
특히 사춘기처럼 피지 분비가 많은 시기의 피부는 얼굴에 사용할 때 신중하게 접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코코넛 오일은 코메도제닉 지수가 높은 오일로 분류되어 모공을 막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알려져 있으며, 피지가 많은 상태에서는 이러한 성질이 더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이런 피부 타입이시라면 얼굴보다는 두피나 몸에 한정해서 사용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민감성 피부
자극 자체는 비교적 적은 편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처음 사용하시는 분이라면 손목 안쪽이나 팔 안쪽에 소량 발라보고 24시간 정도 반응을 지켜보는 패치테스트를 먼저 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갱년기로 피부 유수분 밸런스가 흔들리는 40대~60대 피부
얼굴보다는 몸 전체 보습 관리용으로 사용하기 좋은 편입니다.
얼굴은 트러블 위험이 상대적으로 있는 반면, 팔다리나 몸통은 피지 분비가 적어 폐색 작용의 장점을 누리기가 더 수월합니다.
아로마테라피 코코넛 캐리어오일로 활용하는 법 (희석 비율 포함)
캐리어오일로서 코코넛 오일의 가장 큰 장점은 산화 안정성입니다.
포화지방산 비율이 높아 다른 식물성 오일보다 산패가 느린 편이라 보관 기간이 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대용량으로 블렌딩 오일을 만들어둘 때 코코넛 오일을 베이스로 자주 선택하게 됩니다.
희석 비율은 사용 부위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얼굴용 (1~2% 농도)
얼굴은 피부가 얇고 예민한 부위이므로 낮은 농도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캐리어오일 10ml 기준으로 1%는 약 2방울, 2%는 약 4방울 정도의 에센셜 오일을 희석합니다.
바디용 (3~5% 농도)
몸은 얼굴보다 피부가 두껍고 넓은 부위이므로 상대적으로 높은 농도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캐리어오일 30ml 기준으로 3%는 약 18방울, 5%는 약 30방울 정도의 에센셜 오일을 희석합니다.
희석 비율 계산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캐리어오일 ml × 목표 % × 20 ÷ 100 = 필요한 방울 수(1ml당 약 20방울 기준)

자주 묻는 질문
마트에서 파는 식용 코코넛 오일을 써도 되는가
식용 코코넛 오일에 에센셜 오일을 블렌딩해서 사용하셔도 무방합니다.
다만 가급적 화장품 재료로 판매되는 코코넛 오일을 구매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식용 코코넛 오일은 코코넛 특유의 향이 남아 있어 에센셜 오일과 섞였을 때 본연의 향을 온전히 느끼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코코넛 오일과 MCT 오일은 같은 것인가
서로 다른 개념입니다.
코코넛 오일은 중쇄지방산과 장쇄지방산이 혼합된 오일이고, MCT 오일은 그중 중쇄지방산(주로 카프릴산과 카프르산)만 따로 추출하여 농축한 것입니다.
코코넛 오일에도 중쇄지방산이 약 절반 정도 포함되어 있지만, 라우르산은 대사되는 방식이 장쇄지방산에 더 가까워 순수 MCT 오일과는 성질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코코넛 오일은 상온에서 고체화되고 MCT 오일은 항상 액체 상태를 유지합니다.
냉장 보관이 필요한가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산화 안정성이 좋은 오일이라 서늘하고 빛이 들지 않는 곳에서 상온 보관해도 무방합니다.
다만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냉장 보관하시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임산부나 영유아 피부에 사용해도 되는가
코코넛 오일 자체는 비교적 순한 오일로 알려져 있어 임산부나 영유아 피부 관리에도 종종 사용되지만, 개인마다 반응이 다를 수 있고 특히 신생아 피부는 예민하므로 사용 전 소아과나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주의해야 할 점
코코넛 알레르기가 있으신 경우에는 사용을 피하셔야 하며, 반려동물이 핥을 수 있는 부위에 바르실 때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춘기 등 피지 분비가 많은 시기의 피부나 여드름성 피부는 얼굴에 넓게 바로 사용하기보다, 좁은 부위에 먼저 테스트하여 반응을 확인한 뒤 사용 범위를 정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이 글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경험과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한 것이며, 피부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반드시 피부과 진료를 먼저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저의 경험담
코코넛 오일을 사용한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베이스오일은 사실 호호바 오일이지만, 코코넛 오일도 가장 자주 사용하는 오일 중 하나입니다.
부모님부터 아이들까지 가족 모두가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오일이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 큰딸의 일로 한 가지 크게 깨달은 점이 있습니다. 제가 마사지할 때 코코넛 오일을 자주 사용하다 보니, 큰딸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코코넛 오일만 얼굴에 바르곤 했습니다.
그러던 중 사춘기 무렵에 얼굴에 트러블이 올라온 적이 있었습니다.
원인을 살펴보니 사춘기로 피지 분비가 늘어난 시기였는데, 여기에 코코넛 오일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 이후로는 얼굴에는 반드시 호호바 오일에 에센셜 오일을 블렌딩해서 사용하도록 바꾸었고, 지금까지도 그렇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피부가 예민한 편이 아니라 얼굴에도 코코넛 오일을 그대로 사용할 때가 많지만, 큰딸의 사례를 통해 사람마다, 그리고 피부 상태에 따라 반응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몸에는 여전히 코코넛 오일이 우선순위입니다.
학원 일과를 마치고 친정어머니 다리를 마사지해드릴 때 라벤더와 섞어서 사용하는데, 그 향을 맡으면서 저 역시 마음이 가라앉는 느낌을 받습니다.
대용량으로 블렌딩해두고 온 가족이 나누어 사용하기에도 부담이 적은 가격이라 계속 손이 가는 오일입니다.
마무리
코코넛 오일은 단순한 성분 구성을 가진 오일이지만, 정제냐 비정제냐, 그리고 어디에 바르느냐에 따라 상당히 다르게 활용될 수 있는 오일입니다.
몸에는 정제 코코넛 오일을, 얼굴에는 호호바 오일을 나누어 사용하면서 가족 각자의 피부에 맞춰가고 있습니다.
다만 개인마다 피부 반응이 다르므로, 처음 사용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소량으로 먼저 테스트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여러분은 정제와 비정제 중 어떤 것을 더 선호하시는지, 또는 얼굴에 바로 사용하다가 트러블을 겪어보신 적이 있으신지 댓글로 경험을 나누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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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maromalab.com
안내 말씀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생활 속 실천을 나누는 내용으로, 의학적 치료나 전문가 진료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건강에 관한 문제는 반드시 전문 의료인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개인마다 체질과 상황이 다르므로, 이 글의 경험이 모든 분께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